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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소. 난 불량 중년이 되고 싶소.
언제까지나 철들지 않고 엉성하게 살고 싶소.
어떤 아픔이나 괴로움도 기쁨과 다름없이 느끼고 싶소.
끝없이 계속되는 천사가 없는 밤도 가볍게 살아가고 싶소.
만약에 정말로
그런 인간이 될 수 있다면....!
- by 변경경비 외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문득 생각이 난 저 대사. 불량 중년 사울 카다프가 시간 속에 닳아가는 한 시절을 되살리며 독백하듯 읆조리는 구절이다. 보통때라면 그냥 한번 더 만화를 보고 말거나 아무생각없이 넘어갈 구절을 이렇게 몇번이고 되새기는건 지금이 비오는 밤이라서 인지. 아니면 지금 내가 처한 입장과 시간때문인지.
뭔가 되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고, 뭔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고, 뭔가 되기 위해 바다건너 일본까지 왔다. 그래도 만족할 수 없는 것은 아직 뭔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지. 그건 결코 완벽한 나, 혹은 이상적인 나는 아니건만, 난 그 되고싶은 나의 끝자락도 잡지 못한채인 것만 같아 안타깝다.
그래도 가끔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뭔가 되기 위해 발악하고 있지만, 가끔은 발버둥을 멈추고 그냥 가라앉아보는 것이 어떨지. 뭔가 되기 위해 달리고, 걷고, 기어가는 나도 뭐... 나름대로 나쁘진 않지만. 가끔은 뭔가가 '되고있는' 나를 보는 것도 뭐.... 의미가 있지 않으려나. 그냥 그렇게. 이 순간에도 뭔가 되어가고 있는 나란... 참 묘한 기분이 든다.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렇기에 볼 가치가 있는게 아닐까나.
그렇다고해서 내가 정한 선에서 벗어나면 그건 그것대로 괴로울테고, 지금 이 생각이 그저 잠시간의 방관인지 아니면 자포자기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 그래도 이 비오는 밤에는 그냥 그렇게, 허우적 거리는 내 팔다리를 멈추고서 늪바닥까지 가라앉아 그저 흐릿한 눈으로 지켜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 본다.
# by Luu13 | 2005/07/05 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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